옛날에 (옛날에...? ㅋㅋ)
TV 프로그램 중
상대방이 무슨 얘길 하든
그랬구나.
만 말해야 하는 게임이 있었다.
왜 프로그램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것이야. ㅋㅋ
유재석 나오는 프로그램.
그 말.
그랬구나.
이 말이 나는 참 좋다.
그때는
좋다는 생각을 못 했다.
그냥 그런 게임이구나.
상대방이 뒷골 땡기는 얘기를 해도
참으며
그랬구나.
하면 이기고
뒷목 잡고 쓰러지면 지는
그런 게임이라고만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TV에서 (내가 티비를 봤으니 이것도 꽤 전 일 ㅋㅋ)
김나영이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데
그랬구나.
라는 말을 자주 쓰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그 말이 참 매력적으로.
그리고 그 말을 쓰는 사람이
참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이 무슨 얘길 하든.
그랬구나.
하면서 일단은 받아주는 그런 태도.
대화를 할때
상대방의 얘기가
나와 맞지 않는 생각이면
바로
반박하기에 바빴다.
아니 내 생각에는.
이러면서.
그리고 솔직히 지금도 미숙하지만
그전에는 더더
내 생각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별로 깊은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살았음)
그랬구나. 그렇구나.
이 말은
너를 인정하는 말 같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린 게 아니라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인정하는 말.
나와 네가 다름을 알아차리는 말.
아직도 나에겐 매력적으로
들린다.
나에게 매력적인 것을
나는 즉각 따라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나도 한때
그랬구나. 라는 말을 자주 썼었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또 반복되니 습관적으로.
(그리고 또 어느 순간 안 쓰고 있다는걸
지금 깨달았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나 말고 다른 사람 3명이나
같이 살고 있는 지금.
신랑은 30년 넘게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살다가
갑자기 만나 좋다고 결혼했으니.
그 다름 때문에
싸우게 되는게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아무리 내 뱃속으로 낳았어도
아들 둘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존재이다.
하물며 친구, 직장 동료, 아들 친구 엄마는
더 다르지 않을까?
나와 성향이 비슷하고
결이 비슷한 면은 있어도
어쨌든
지구상의 모든 사람은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을
틀렸다고 정의했다가는
큰 사단이 난다.
그 결과가 이혼, 결별, 절교
등등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나는 옳고
남은 틀리다 는 생각은 잘못됐다.
우리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은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와 너는 다르구나.
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대방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해도
쟤는 그런 애구나.
라고 생각하며
욱!! 을 한 번 삼킬 수 있다.
아니면 자연스레
욱!! 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가 평화롭게 사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정말 누가 봐도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걸 보고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ㅋ
잘못은 바로잡아줘야 함.)
다름을 인정하면
너와 나의 생각 차이를 조율하고 싶을 때
싸우는 것이 아니라
대화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면
감정이 나를 뒤덮지 않는다.
그랬구나.
그렇구나.
라는 말을
나도 다시 잘 사용해야겠다.
오늘 나는
이지후 이서호에게
그랬구나.
너는 그렇구나.
지후는 이런 아이고
서호는 이런 아이구나.
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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