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얘기지만
아이들은 역시 엄마가 같이할 때 몰입한다.
9살, 6살 아이는 아직까진 그렇다.
어제 한바탕 난리가 났었지만
그들의 10분 저녁 루틴을 자리 잡게 하기위해
박차고 나섰다.
난리가 났었다고
포기할 내가 아니다.
(ㅋㅋ.. 늬들은.. 나라는 엄마한테 걸린거야!! ㅋㅋ)
나도 습관적으로
그동안 저녁에 밥 먹이고
아이들이 뭘 하든 가만 놔뒀기 때문에
어제도 저녁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고 싱크대 앞으로 갔다
가
우리의 10분 저녁 루틴이 생각나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고
거실로 와서 의자에 앉았다.
아이들에게 이거 이거 해.
엄마 설거지 다 끝날 때까지.
라고 말하면 나도 할 일 하고
너도 할 일 할 수 있으므로 편하겠지만
아이들은
절대.
절대.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같이 해야만 한다.
아직 까지는..
ORT는 거의 3년째 하고 있는 거라서
쉽게 잘 한다.
그리고 산수 10문제.
어제 눈 뒤집고 퍼붓던 내가 있었기에
일단은 순순히 따라온다.
이거 10개 풀어.
라고 말하면
분명 엉덩이 들썩이고
글씨를 쓰는 건지 마는 건지
그림을 그리는 건지
할 게 뻔하기 때문에
(많이 겪어봄)
5X8 의 문제가 나왔을 때
5단을 신나게 같이 외쳐버렸다.
내가 어깨를 들썩이며
5 1 은 5 이렇게 시작하면
이지후도 곧 따라 한다.
그러니 내가 신나게 해줘야 한다.... ㅡ,.ㅡ
(누구 있을 땐 못해도
아무도 없을 땐 난 이런 거 잘함ㅎㅎ)
이렇게 나랑 신나게
했을 때 산수 10문제는 채 1분도 안 돼서
마무리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기분도 안 나쁘다.
일단은 기분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10분도 안 걸려 끝난 너의 루틴.
어때.
할만하지?
쉽지?
즐겁지?
이게 뭐야.
라고 할 수 있으나
나는 이렇게 사소한 거라도
매일 반복하게 해주고 싶은 거다.
하루에 몰아서 1시간 수학 몇 장을 푸는 게 아니고
가랑비에 옷 젖듯
매일 짧게 하는 거.
그 대신 중요한 건 매일 하는 거라는 것.
뭐든 매일 조금씩 반복하는 루틴을
만들어 주고 싶은 거다.
공부가 됐든,
독서가 됐든,
운동이 됐든,
놀이가 됐든
뭐가 됐든
매일 조금씩 하자.
또 중요한 건 엄마가 같이해야 한다는 거다.
너는 이거 하고 나는 내 할 일 할게
가 아니고
지금은
내가 같이해야 한다는 거.
아이들 오전에 학교에 가 있을 때
우리는 분리되어 있으니
따로 지내다가
오후에 돌아오면
잠깐 안아주고 대화하고
그다음 왜 계속 또 따로 있고 싶은지.. ㅋㅋ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정답이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을
나는 찾아가고 있는 것뿐.
(각자의 집 환경과 사는 동네 분위기.
그리고 아이들이 하나하나 다 다르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내 몸뚱이 하나 건사하며
나의 루틴을 만족스럽게 채워가는 것도
힘든데
아이들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게
3배는 어렵다.
일단 마음먹는 것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흘러간 시간을 보면 정신이 차려진다.
그게 다시 되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오늘이 내 인생에 딱 한 번뿐이기 때문에
찐하게 보내고 싶고
아이들도 그렇게 찐한 것들로 채워주고 싶다.
매우 소소한 10분 루틴이지만
그것이 이 아이들에게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나는 10분 루틴을 사수해야겠다!!
3개월 뒤
이것 또한 패턴이 되어
늘 저녁밥 먹는 것처럼 이제는 스스럼없이
하는 일이 되어 있다는걸
증명해 보일 수 있다.
내가 매일 10분의 노력만 한다면.
생각해보면 뭐든 처음이 어려웠다.
지금도 처음이니
일단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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